장류진이라는 신인작가의 첫번째 단편모음집이라고 합니다. 이 책에는 8개의 단편이 있는데 실험적인 작품도 있고 사실 별로인 작품도 있었습니다. 그중 제가 좋았던 작품은 표제작인 '일의 기쁨과 슬픔'과 '나의 후쿠오카 가이드'가 입니다. 표제작인 '일의 기쁨과 슬픔'은 책 제목이기도 하고 표지의 그림 또한 소설의 주요 아이템중 하나인 육교가 나옵니다. 삭제 표지의 육교는 이상합니다. 육교의 기능은 도로를 건너게 해주는 것인데 저 이상한 육교는 기능을 전혀 발휘하지 못합니다. 소설의 지역적 배경이 우리나라의 실리콘밸리라고 하는 판교 테크노벨리인데 그 곳을 찾아가 보면 아래와 같이 실제하는 이상한 육교가 있습니다. (네이버 지도에서 찾아봤습니다.) 책 표지도 이 이상한 육교를 그린것이죠. 삭제 이 육교는 쓸모는..
저는 직접적으로 뼈때리는 책보다 처음엔 드러나지 않지만 은유적인 책을 더 좋아합니다. 물론 은유적인 책은 읽은이가 작가의 의도대로 읽지 못하는 위험성은 따르나 그래도 읽는이의 울림은 직접적인 것보다 더 큽니다. 어쩌면 직유적인 책은 회초리같다면 은유적인 책은 징과 같다고 할까요? 이젠 중년의 나이인데도 철이 안들어 그런지, 누가 가르치려드는 것에 강한 거부감이 있어 그런지, 회초리보다도 어떤 말을 곱씹으며 깨달음을 얻을때 느끼는 강한 충격과 반성은 그 책을 인생의 책에 올려놓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매번 은유적인 책만 읽을 수는 없고 매번 작가의 의도대로 내가 해석하는 것도 아니기에 '선량한 차별주의자'처럼 직접적인 회초리를 맞아야 할 때도 있나봅니다. 천진난만한 아이가 강물에 돌을 던지는 행위는 악의가 ..
청소년 문학이라면 청소년을 타겟으로 한 문학이라는 것인지 청소년이 지은 문학이라는 것인지 헷갈리지만 지금은 아마도 청소년을 타겟으로 한 문학이라고 봐야겠습니다. 그간 청소년 문학을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몇 권 읽은 공통점은 술술 읽히기 때문에 부담이 없다는 것도 있지만 처음 시작부분 소재와 아이디어는 좋으나 막판으로 갈 수록 힘을 잃는 듯하는 것이 많이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청소년 문학을 선뜻 잡기가 꺼려지긴 했으나 이 책이 몇년동안 스테디셀러로 유지해 오랜 스테디셀러를 고른다는 것은 좋은 선택인 경우가 많기에 읽었습니다. 먼저, 일러두기부터 주인공이 감정표현불능증을 앓고 있는 아이이고 첫 장면부터 어머니와 외할머니가 테러를 당하여 어머니는 식물인간, 외할머니는 죽음을 당하는 장면이 강렬해서 빠져들기엔..
양자컴퓨터가 현재 슈퍼컴퓨터가 3년동안 풀어도 못 푸는 문제를 양자컴퓨터는 몇시간만에 해결했다느니 하는 말을 들으면 뭐가 뭔지는 몰라도 세상은 빨리 돌아간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검증된 책이고 물리학 책으로는 고전이고 그나마 그림이 많고 쉬운 책인 시간의 역사를 샀지만 먼지만 쌓아놓고 최근에야 들었습니다. 스케일이 커다랗기로는 우주에서부터 미시세계로는 원자, 쿼크등 소립자까지 고등학교때 물리가 기억 나지 않으나 그때는 배우지 않은 것을 대부분 다루고 있었습니다. 물리학을 잘 알고 있는 사람에게 이 책은 청소년책이라 하겠지만 챕터 하나당 대략 20~30쪽밖에 되지 않지만 챕터 하나하나가 두꺼운 책으로 많이 나와있으니 많이 축약되고 생략되었을 것입니다. 그래도 어렵습니다. 아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상대..
정혜신의 적정심리학이라는 부제를 달았는데 읽고 나서도 적정심리학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이 책은 공감을 다룬 책입니다. 책에는 여러 에피소드 즉 사례가 나오지만 책을 관통하는 에피소드는 다음과 같습니다. 하루는 아이 담임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를 때렸다고 했습니다. 전에 없던 일이라 상황이 궁금하기도 하고 좀 엄하게 이야기를 해야 할 상황이라 아이와 마주 앉았습니다. "내가 때리기는 했다. 그치만 그 친구가 먼저 말로 나에게 시비를 걸었던 거다. 선생님이 야단치셔서 내가 잘못한 것을 안다"며 "죄송해요 엄마"라고 했습니다. 저는 아이가 학교에서 어느 정도 정리가 끝나서 왔다고 생각해 "그래. 어찌 됐든 먼저 폭력을 쓴 건 잘못이야. 그걸 알았으니 됐어. 다음에는 그러지 말자"라고 했습..
참 구성이 희한한 책이었습니다. 얇은 책이지만 3~4줄 짜리 챕터도 있고 3~4쪽 짜리 챕터도 있는데 하나하나 떼어놓고 보아도 예쁘고 아픈 글입니다. 표지에 소설이라고 되어있으나 에세이인지 소설인지 구분이 가지 않습니다. 서사가 희미하고 '흰'에 대한 단상으로도 있어 더욱이 소설일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마지막 이것은 소설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소설을 조각보 소설이라고 하네요. 말 붙이기 나름이지만 최근(2019년) 발표한 2018년 노벨문학상을 탄 올가 토르카축의 '방랑자들'도 이와 같은 조각보 소설이라하는데 저는 아직 읽지 않았습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흰'에 대해 서술합니다. 이때는 침묵에 대한 여러가지 의미와 단상을 얘기한 막스 피카트르의 '침묵의 세계'가 떠올랐으나 이내 많이 다름..
기발한 소재를 가지고 시작하는 소설을 볼 때 처음에는 기대와 흥미를 만끽하나 마무리부분은 그 기대와 흥미가 유지되는 것이 아니고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책도 두가지 기발한 소재를 가지고 있습니다. 첫번째는 수학이고 두번째는 단기기억상실입니다. 주인공 박사는 수학박사, 정수론을 전공하였고 현재는 단기기억상실로 오래전 기억은 있으나 현재는 80분정도만 기억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그 괴팍하고 이상한 수학박사 노인을 돌보기 위해 파출부와 그의 아들이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먼저 정수론은 정수에 대한 수학이기에 쉬울듯하지만 결코 쉬운 학문은 아닙니다. 그러나, 책을 읽다보면 정말 오묘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우애수, 완전수, 그리고 여러가지 소수의 특징을 엿보다 보면 정수에 이렇게 신비한 관계가 있는지 감..
이 책은 해외(미국)으로 입양 간 카밀라가 부모 아니 어머니를 찾기위해 한국을 방문합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카밀라를 낳고 1년뒤 자살하게 되고 자신은 입양가게 되었음을 알게됩니다. 그리고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는데... 헉! 완전 아침드라마의 막장 스토리? 책은 참 독특한 구성으로 되어있습니다. 1부, 2부, 3부 그리고 특별전으로 총 4개의 챕터로 구성되었는데 각 챕터마다 화자가 다릅니다. ( 물론 이런 식으로 각 챕터마다 화자가 다른 구성은 많습니다만... ) 1부는 카밀라이고 2부는 카밀라의 어머니 3부는 그 어머니의 친구들 그리고 특별전은 아마도 어머니와 애증관계를 가진 희재. 특히 2부는 독특했습니다. 카밀라 어머니인 지은의 시점인데 생전의 지은의 시점이 아닌 죽은 지은의 시점이고 실제..
가을을 타는 지 요즘 책이 눈에 많이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평소에도 그다지 많이 읽는 편은 아니지만 그나마도 반 이하로 뚝 떨어지고 짬나는 시간에 손에 들리는 것은 책이 아니라 휴대폰이었습니다. 그래서, 조금은 가벼운 책을 들었습니다. 이 책을 굳이 분류하자만 '과학' 책으로 분류가 될 터이지만 내용은 자연과학 뿐이 아니고 책이 원래 신문에 연재된 것을 모은 것이기에 어렵지 않습니다. 책은 1월 ~ 12월로 12개의 챕터로 되어있고 각 월마다 우리에게 익숙한 생선들이 주인공이 됩니다. 1월 명태 2월 아귀 3월 숭어 4월 실치와 조기 5월 멸치 6월 조피볼락과 넙치 ( 흔히 말하는 우럭과 광어) 7월 복어 8월 뱀장어 9월 갈치와 전어 10월 고등어 11월 홍어 12월 꽁치와 청어 그리고 각 장마다 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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